그때의 기다림으로
마음 챙김2022. 2. 8. 06:15
728x90
반응형

그때의 기다림으로
안경이 깨졌다
초점 잃은 시야, 비로소 보이는 망막의 저편
안경은 슬픔을 가리기 좋은 도수를 가졌다
세상은 테 안에 있고 나는 테 밖을 서성인다
눈감으면 느티나무 아래 웅크린, 어린 내가
비눗방울처럼 부풀어 오른다
입학 전에는 돌아올게
나뭇가지에 걸린 엄마의 약속은
바람 불 때마다 떨어져 나갔다
겨울 햇살은 빈방보다 따스했고
눈발은 떡 부스러기처럼 흩날렸다
한 뼘이나 자란 나무에 어미 새가 날아오고
친구들 집에는 저녁 연기가 피어올랐다
내일이 입학식인데 오지 않는 엄마,
골목 끝에 고정된 시선은 젖어 있었다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에 가슴이 철렁해질 때
노을은 저녁만 두고 가버렸다
비눗방울 속에 갇힌 나를 터트려준 건 눈물이었다
다른 것으로는 채울 수 없는 엄마의 체온
수정체는 텅 빈 가슴을 무지개로 굴절시켜 주었다
이제 엄마가 된 나는 그때의 기다림으로
아이들을 위해 저녁을 짓는다
- 권여원 -
🌹참 좋은 한마디♬ (꽃처럼 활짝 웃는 하루되세요)
마음 챙김 - 좋은 명언, 힐링, 긍정, 명상 - Google Play 앱
지치고 힘든 하루는 보낸 모든 이들에게 마음을 다스리는 힘을 전합니다.
play.google.com
반응형
'마음 챙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노을 지는 창가에서 (0) | 2022.02.08 |
|---|---|
| 착하면 이룬다 (0) | 2022.02.08 |
| 친구에게 (0) | 2022.02.07 |
| 그림자 스위치 (0) | 2022.02.07 |
| 꽃이 기억하는 것들 (0) | 2022.02.07 |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