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부끄러워

마음 챙김|2022. 2. 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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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부끄러워

 

그늘진 쪽으로 몸이 기운다

모든 사랑은 편애

 

제철 맞은 꽃들이

분홍과 분홍 너머를 다투는 봄날

사랑에도 제출이 있다는데

북향의 방 사시사철 그늘이 깃들까 머물까

귀가 부끄러워, 방이 운다 웅-

얼어붙은 바닷물 목소리

 

철도 없이 거처를 옮겨온 손이 말한다

혼자 짐 꾸리는 것도 요령

노래나 기도문처럼 저절로 익혀지는 것

점점 물음표를 닮아가는 등

끝은 언제쯤일까 의문문은

봄이 가기 전에 완성되어야 한다

 

내내 겨울인 북극 떠올리기

사람이라는 뜻의 이누이트에게 물을까 배울까

화를 다스리는 요법에 대해 알려줄게

얼음 평원을 향해 걷는다 한다

걷고 걷다 보면 해질녘 극점

발이 멈춰 온 길을 되돌아온다 한다

뉘우침과 용서의 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도

나는 뉘우치지 않겠습니다

나는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화해하지 않겠습니다

사시사철 바다를 부술 것, 목소리를 꺼낼 것

끝은 어디쯤일까 봄이 오기 전

의문문은 완성되어야 한다

 

도처에 꽃말과 뉘우침과 용서와 화해들

귀가 부끄러워, 결별하기 좋은 봄의 시국

 

- 이은규 - 

 

🌹참 좋은 한마디♬ (꽃처럼 활짝 웃는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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